• 2022. 6. 16.

    by. 장례전문가 김한별

     매장해야 할지 화장해야 할지 고민하는가? 고민하는 이유는 바로 어떤 장지에 모시는 것이 좋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아니면 매장을 원하고 있지만 장지가 마땅치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면 매장과 화장의 의의와 장단점을 비교해 보면 될 것이다. 일단 매장과 화장의 의의에 대해 알아보자. 

     

    1. 매장의 의의

    매장의 의의

     매장은 시신을 화장하지 않고 땅속에 그대로 묻는 장법이다. 관에 넣어서 모시는 경우도 있고 탈관해서 모시는 경우도 있다. 매장 방법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우리나라 전통 장례 풍습이다. 이 매장 방법이 아직도 선호되고 있는 이유 역시 우리의 전통 장례 문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매장의 근본 취지는 육신이 썩어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가 흙으로 만들어졌고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조선시대의 유교 철학이 담겨 있다. 바로 부모를 향한 따뜻한 효의 마음이 담겨 있다. 물론 이 평가는 주관적이다. 

     유교 철학은 또 다른 의의를 담고 있다. 바로 좋은 곳에 모시는 것이 효도라는 것이다. 즉 일종의 풍수 지리학적인 사상이 담겨 있다. 좋은 곳에 모셔야 후손이 잘된다는 미신 말이다. 사실 부모에 대한 공경과 사랑을 통해 후손이 잘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민간 신앙의 결과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구성하는 진리의 법칙 즉 황금률의 결과이다. 

     물론 매장으로 부모를 모시면 후손이 잘된다는 인과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불가능하다. 단 그 마음가짐을 통해 후손이 잘될 수밖에 없다는 결과는 추론해 볼 수 있다. 즉 매장한다고 해서 후손이 잘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본인의 기대와 소망일 뿐이다. 근본 취지와는 다르다. 

     

    2. 화장의 의의

    화장의 의의

     화장은 시신이나 유골을 불에 태워 장사하는 것이다. 화장은 사실 화장한 그 자체로 장사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화장한 뒤에 특정한 곳에 모시는 행위까지 이루어져야 한다. 화장한 뒤 모실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자연장과 봉안, 평장, 그리고 산골장이 있다. 즉 화장 그 자체로는 불에 태워 장사하는 방법이다. 

     화장은 고려시대에 성행했다. 왜냐하면 국가 종교가 불교였고 불교식 장사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화장이 대세 장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이유는 이 역시 국가의 정책 때문이다. 불법 묘지가 확산하고 전 국토가 묘지화되는 것을 막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즉 화장은 후손들을 위한 장사 방법이다. 즉 고인 당사자에 집중하는 장사문화가 아닌 후손들의 입장을 고려한 장사문화이다. 이점이 매장과 다르다. 그렇다고 화장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결국 장사 방법의 문제이니 말이다. 장사의 행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3. 매장의 장점


     매장의 장점은 고인의 시신을 화장하지 않고 그대로 땅속에 묻는 장법이기 때문에 시신을 불에 태워 장사를 치르기 싫은 가족들이나 당사자에게 좋은 장법이다. 즉 화장 방법 자체가 싫은 사람에게 좋다. 물론 좋은 곳에 모시고 싶다는 유가족의 마음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의도는 화장이 싫은 마음이 더 클 것이다. 


     두 번째 장점은 앞서 이야기한 좋은 곳에 모시고 싶은 유가족의 마음을 잘 반영할 수 있다. 아무래도 매장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좋은 장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좋은 장지를 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기존 포스팅을 참고하자. 

     그리고 매장은 고인을 조금 더 품격있게 모실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매장하기 위해서는 묘지가 넓어야 하는데 넓은 묘지에 고인의 묘를 웅장하게 설치할 수 있고 시설도 좋게 꾸밀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은 장사법에 따라야 하며 해당 시설과 협의해야 한다. 


    4. 매장의 단점


     매장의 단점은 영원히 매장할 수 없다는 것에 있다. 지금의 장사법에서는 최대 60년까지만 고인을 매장할 수 있다. 그 기간이 지나면 어차피 화장해야 한다. 즉 영원한 매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일정 시점이 지난 뒤 화장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사자 입장에서는 괜찮을 수 있다. 

     그런데도 이 점이 단점인 이유는 후손들의 관리가 번거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파묘를 해서 화장하고 이장을 하는 여러 가지 과정은 후손들에게 매우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말이 60년 뒤이지 60년 뒤에는 손자나 증손자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관리의 문제가 가장 큰 단점이다. 

     그리고 비용이 많이 든다. 화장해서 자연장 하거나 봉안하는 비용보다 훨씬 큰 비용이 들어간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자. 


    5. 화장의 장점


     화장의 가장 큰 장점은 관리와 비용적인 측면에 있다. 관리적으로 유리한 이유는 특정한 장소에 고인을 봉안해서 모시다가 추후 산골장 하는 데에 큰 부담이 없다. 그리고 사설 봉안당에 봉안하게 되면 영구적으로 고인을 모실 수 있다. 기간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영구적으로 모시는 것은 후손들이 결정해야 할 문제이지만 기간의 문제를 완벽히 해결할 수 있다. 즉 관리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용 또한 매우 합리적이다. 공설 봉안당에 모시게 되면 큰 부담 없이 고인을 모실 수 있으며 사설 봉안당이라고 해도 매장 비용보다는 훨씬 합리적이다. 관리비 또한 많이 들지 않는다. 

     또한 화장하더라도 고인의 유골이 흙으로 돌아갈 수 있는 수목장과 잔디장 등의 자연장이 가능하다. 충분히 매장의 취지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근래에는 봉안보다는 자연장이 훨씬 더 늘어나는 추세다. 


    6. 화장의 단점


     화장의 단점은 사실 그 자체의 행위보다는 화장한 뒤 쉽게 산골장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가족의 따뜻한 사랑이 점점 식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마음이 이어져 내려간다. 산골장을 하게 되면 그 마음은 식어 갈 수밖에 없다. 물론 필자의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매장과 화장의 차이는 장법의 차이이기 보다는 생각의 차이다. 어떤 방법으로 고인을 모시느냐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소중한 추억과 사랑을 어떻게 남기고 지켜갈 것인가에 달려져 있다. 즉 그 가치를 지켜가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인 가구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 증가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될수록 우리의 장례문화는 쇠퇴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소중한 장례문화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인지 말이다. 정답은 우리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