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실제 사용하고 있는 장례 용어가 낯설고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 한자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죽음을 다루는 예식이기 때문에 순우리말보다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내려온 유교식 한자어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한자로 된 장례 용어들이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그 내용이 방대하고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장례 용어들을 순우리말로 교체하거나 순화해서 사용하는 것이 앞으로 필요할 것이다. 일단 이 숙제를 뒤로하고 우리가 이해하기 힘들었던 용어를 쉽고 간단하게 파악해 보자. 먼저 장례 때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단어부터 알아보자.
장례에서 많이 사용하는 장례 용어 해설
1. 고인
고인은 한자로 "故人"이다. 여기서 "故"는 "높을 고"가 아니라 "연고 고"이다. 여기서 "고"는 죽은 사람을 뜻하고 옛날, 이전이라는 함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사람이라는 단어가 결합한 것이다. 즉 예전의 사람, 죽은 사람이라는 뜻이 되겠다. 그런데 왜 이런 단어를 사용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고인에 대한 예를 갖추기 위해서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별명을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듯이 예라는 문화는 우리 삶 속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고인이라는 단어다. 또한 고인의 이름을 함께 사용할 때는 고인 누구누구라고 표현하지 않고 이름 앞에 "故"를 붙여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 시신
시신은 한자로 "屍身"이다. "주검 시"와 "몸 신"이 결합한 단어로 고인의 육체를 뜻한다. 이 역시 고인의 육체를 높여 부르기 위한 표현이며 실제 법률에서도 시신이라는 단어를 표준어로 사용한다. 그만큼 가치가 높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표현이 되겠다.
3. 상주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면서도 헷갈릴 수 있는 표현이 바로 상주란 단어이다. 상주는 과연 누구를 뜻하는지 함께 알아보자. 기본적으로 상주는 장례를 주관하는 사람 또는 그 유가족의 대표를 가리키는 단어이다. 조금 더 풀어서 해석해 보면 상을 치르고 있는 가족 중에서도 그 상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후손들을 뜻한다.
상주는 한자로 "喪主"이다. "죽을상"과 "주인 주"가 결합한 단어로 장례를 치르고 있는 주인을 뜻한다. 즉 유교적으로 해석해 보자면 집안의 장자 또는 장손이 되겠다. 하지만 이 상주라는 단어라는 지금의 해석과 사용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장자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고인의 아들 모두가 상주라는 것이다.
사실 지금의 상주라는 단어는 큰 의미가 없어졌다. 장자나 장손 중심의 문중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상주는 바뀔 수 있다. 결국 장례를 주관하는 대표가 상주이기 때문에 누가 그 장례를 이끌어 가는지가 가장 핵심이 될 것이다.
4. 장례와 장사의 구분
장례라는 단어는 그래도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이다. 하지만 장사는 조금 다르다. 장례는 고인의 죽음을 다루는 전반적인 행사 전체를 뜻한다면 장사는 시신을 화장해서 봉안당에 모시거나 수목장하는 등 시신을 모시는 장법의 행위이다. 즉 장례 안에 장사가 들어가 있는 것이다.
즉 장례의 범위가 훨씬 넓고 포괄적인 의미라면 장사는 고인을 어디에 모시느냐에 따른 장소 선정과 시신을 모시는 방법에 관한 의미이다. 그래서 보통 우리가 장사를 지낸다고 표현하지 않고 장례를 치른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장사식장이 아니라 장례식장이 되는 것이다.
5. 수시
장례 절차 중에서 수시라는 절차가 있는데 수시는 고인의 몸을 가지런히 펴는 행위이다. 돌아가신 뒤에는 시신의 피가 굳게 되면서 시신도 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즉 시신을 관에 모시기 전에 다리나 팔등을 가지런히 펴는 것이 수시이다. 참고로 수시는 장례 일정의 핵심 절차 중의 하나로써 장의사가 진행한다.
6. 염습
염습은 최종적으로 고인을 관에 모시기 전에 시신을 목욕시키고 수의를 입히는 과정을 말한다. 즉 관에 모시기 전의 과정을 마무리하는 단계가 되겠다. 그리고 염습 과정 안에는 실제 입관의 과정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 정도로 기억하는 것이 좋겠다.
7. 입관
염습의 절차가 모두 끝난 시신을 실제 관에 모시는 과정이다. 보통 입관할 때는 입관식 행사를 진행하며 유가족들이 함께 참관하는 절차가 되겠다. 입관식은 염습의 마지막 과정과 입관 과정을 함께 참관하는 경우도 있으니 해당 절차에 대해서는 장례식장에 문의하는 것이 좋겠다.
8. 발인
발인은 장례식장에서의 장례 절차를 모두 마치고 고인을 모시는 화장장이나 장지로 떠나는 일을 말한다. 참고로 화장장에서 화장을 마치고 장지로 이동하는 것을 발인이라고 표현하지는 않고 장례식장에서 떠나는 행사를 발인이라고 표현한다. 발인에 대한 행사는 발인식이나 발인제를 지낼 수 있는데 자세한 절차 확인은 장례지도사를 통해 도움받을 수 있다.
9. 장지
장지는 고인을 장사지내는 장소를 뜻하는데 공원묘지 또는 봉안당 그리고 선산 같은 장소가 되겠다. 해당 장지를 화장장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화장장에서 공식적인 장례행사를 마친다는 것이다. 가족들만 장지로 이동하거나 화장장에서 모든 장례행사가 끝이 나는 경우가 되겠다.
장례 예식을 진행하면서 궁금한 경우
장례 예식을 진행하다 보면 그 행동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한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예식 중간에 장례지도사에게 문의하는 것보다는 사전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겠다. 즉 예식 진행을 할 때 그 의미에 대해 조금이라도 설명하면서 진행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그러면 매끄럽게 진행하면서도 뜻깊은 예식으로 진행할 수 있겠다.
결국 장례 용어를 통해 우리가 알고자 하는 목적은 그 단어나 행동들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를 알기 위해서다. 즉 장례 행사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 나머지 숙제는 장례지도사에게 맡긴다.